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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을 시켰는데 감자가 없다고?

감자탕을 주문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봤을 것입니다.
“어라? 감자탕인데 감자는 없네?”


고구마 줄기나 얼큰한 국물, 뼈다귀는 가득한데 정작 감자(감자채, 감자덩어리)는 보이지 않거나 아주 작게 들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떤 사람은 감자탕이 ‘감자국’에서 파생된 것 아니냐는 오해도 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감자탕의 ‘감자’는 진짜 감자(馬鈴薯, 감자 Solanum tuberosum)를 말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감자탕의 정확한 이름 유래와 함께, 왜 ‘감자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그리고 감자가 꼭 들어가야 하는지 등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는 내용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감자탕의 진짜 주인공은? '감자'가 아닌 '감자뼈'

     

    감자탕의 주재료는 돼지 등뼈입니다. 특히 등뼈에 붙은 살과 뼈 사이에 숨어 있는 고소한 살코기, 국물에서 우러나는 진한 맛이 감자탕의 매력입니다.
    하지만 이 음식 이름에 등장하는 ‘감자’는 식재료인 감자(馬鈴薯)가 아닙니다.

     

    1. 이름의 진짜 유래: '감자'는 등뼈의 순우리말

    • '감자'는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돼지 등뼈 부위를 지칭하는 속어 또는 토박이말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 실제로 서울 경기 일대에서 돼지 등뼈를 '감자뼈' 또는 '감자'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었고, 이 명칭이 그대로 음식 이름에 붙어 ‘감자탕’이 된 것입니다.

     

    2. 참고 문헌 및 기사

    •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민속자료에 따르면, 감자탕은 서울의 음식이라기보다는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유래되어 올라온 서민 음식으로, 등뼈를 우려낸 진한 국물 요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 국립국어원에서도 "감자탕의 '감자'는 뼈 이름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실제 감자는 필수 재료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감자탕에 진짜 감자를 넣는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먹는 감자탕에는 감자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감자는 기본 재료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감자(馬鈴薯)는 국물 요리에 걸쭉함과 포만감을 더해주기 때문에, 식감 보강용 또는 사이드 재료로 자연스럽게 추가된 것입니다.

     

    • 감자를 넣는 이유:
      • 국물의 농도 조절
      • 탄수화물 보충 (밥 없이도 포만감)
      • 전골 형태로 발전하면서 식사 대용 가능

     

    요즘에는 감자 대신 우거지, 들깨가루, 고구마 줄기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죠. 지역에 따라 레시피가 조금씩 다른 것도 감자탕의 재미입니다.

     

     

    감자탕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감자탕은 일제강점기 후반기, 특히 1940년대 이후부터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돼지를 농가에서 사육하면서 부산물 활용이 활발해졌던 시기로, 당시에는 고급 부위보다는 등뼈, 내장, 족발 등 값싼 부위를 활용한 요리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감자탕도 그중 하나로, 등뼈에 붙은 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푹 삶아낸 서민 음식이었죠.

     

    특히 1960~70년대 산업화와 함께 도시 노동자, 공장 근로자들이 값싸고 든든한 식사를 선호하면서, 감자탕은 해장국집이나 백반집에서 주력 메뉴로 자리잡았습니다. ‘뼈다귀 해장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고, 술 마신 다음 날 ‘뼈를 발라 먹는 재미’와 ‘국물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감자탕이 단순한 탕 메뉴를 넘어서 전골형, 1인 소형 감자탕, 즉석 끓이는 밀키트 감자탕 등으로 대중성과 접근성이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치즈 감자탕, 카레 감자탕, 퓨전 감자탕색다른 메뉴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도 하죠.

     

     

     

     

    결론: 감자탕의 '감자'는 감자가 아니다!

     

    정리하자면, 감자탕의 '감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뿌리채소 감자(馬鈴薯)가 아니라, 돼지 등뼈를 일컫는 지역 방언 또는 옛 토박이말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특히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예부터 돼지 등뼈를 ‘감자’라 부르기도 했고, 그 뼈로 만든 탕이 ‘감자탕’이 된 것이죠.

     

    즉, 감자는 국물의 농도를 더하거나 식감을 더해주는 보조 재료일 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핵심 재료는 아닙니다. 감자가 없다고 감자탕이 아닌 건 아니며, 진짜 주인공은 뼈에 붙은 고기와 깊은 국물 맛입니다.

     

    요즘은 감자 대신 우거지, 들깨가루, 고구마 줄기 등으로 더 다채로운 풍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감자 없이도 훌륭한 감자탕이 많습니다. 감자 유무에 집착하기보다, 감자탕의 풍부한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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